어느 때, 부처님이 기사굴산에서 정사로 돌아오시다가 길에 떨어져 있는 묵은 종이를 보시고, 비구를 시켜 그것을 줍게 하시고 그것이 어떤 종이냐고 물으셨다. 비구는 여쭈었다.
"이것은 향을 쌌던 종이입니다. 향기가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알 수 있습니다."
부처님은 다시 가시다가 길에 떨어져 있는 새끼를 보시고, 줍게하여 그것이 어떤 새끼냐고 물으셨다. 제자는 다시 여쭈었다.
"이것은 생선을 꿰었던 것입니다. 비린내가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알 수 있습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사람은 원래 깨끗하지만, 모두 인연을 따라 죄와 복을 부른다. 어진 이를 가까이하면 곧 도덕과 의리가 높아 가고, 어리석은 이를 친구로 하면 곧 재앙과 죄가 이른다. 저 종이는 향을 가까이해서 향기가 나고, 저 새끼는 생선을 꿰어 비린내가 나는 것과 같다. 사람은 다 조금씩 물들어 그것을 익히지만 스스로 그렇게 되는 줄 모를 뿐이니라"
- 법구비유경, 쌍서품 -
좋은 친구와 사귀는 이익
아난다가 어느 골짜기의 조용한 곳에서 명상을 하다가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좋은 친구를 갖는다는 것은 참으로 소중한 일이다.
만일 내게 좋은 친구가 있고, 함께 수행할 수 있다면
내 수행의 절반은 좋은 친구로 인해 이루어진 것이다."
아난다는 곧바로 부처님께 가서 자신이 한 생각에 대해 말씀드렸다.
그러나 부처님은 뜻밖에도 이런 말씀을 하셨다.
"아난다야, 넌의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아난다는 의아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은 평소 좋은 친구와 함께하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라고 하시지 않으셨던가요?"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했다.
"아난다야, 네게 좋은 친구가 있고, 그 친구와 함께 있게 되면 수행의 절반을 이룩한 것이 아니라 전부를 이룬 것이나 다름없느니라.
왜냐하면 순수하고 원만하며 깨끗하고 바른 행동은 언제나 좋은 벗을 따라다니지만 나쁜 벗 은 그 반대이기 때문이다."
잡아함 <<선지식경(善知識經)>>
참된 친구
부끄러움을 모르거나 싫어하여 '나는 그대의 친구다'라고 말하면서 자기가 능히 할 수 있는 일을 해주지 않는 사람은 '내 친구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여러 친구들에게 실천되지 않을 말만을 그럴듯하게 하는 자는 '말뿐이지 실제로 행동하지 않을 자'임을 현자는 잘 알고 있다.
언제나 우정이 깨어질까 염려하는 마음에서 아첨하면서도 항상 친구의 결점만을 보는 사람은 친구가 아니다. 자식이 어머니 품에 의지하듯이 그 사람에게 의지하며 다른 사람 때문에 그 사이가 벌어지는 일이 없는 사람이 참된 친구이다.
좋은 결과를 바라는 사람은 짐을 힘에 알맞게 적당히 지고, 기쁨을 낳고 찬양을 받으며 안락을 가져오는 원인을 닦는다. 멀어지고 떠나는 맛과 평안해지는 맛을 알고 법열을 맛보는 사람은 고뇌에서 떠나고 악에서 벗어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