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미 열 가지 바라제목차를 말하였으니, 이제는 마흔 여덟 가지 가벼운 계(48輕戒)를 설하리라.
1. 스승과 벗을 공경하라.
▣ 불자들아, 너희가 왕위를 받을 때나, 전륜왕의 자리를 받을 때나, 벼슬자리에 나아갈 때는 먼저 보살계를 받아야 한다. 그러면 온갖 귀신들은 임금의 몸과 벼슬아치의 몸을 수호할 것이며, 부처님들도 기뻐할 것이니라. 계를 받으면 효순하는 마음과 공경하는 마음으로 상좌와 화상과 아사리와 큰 스님네와 함께 공부하는 이와 지견이 같은 이와 수행이 같은 이를 보면 일어서서 맞고 예배하고 문안을 사뢰어야 한다. 만약 보살이 도리어 교만한 마음과 게으른 마음과 어리석고 성내는 마음으로 일어서서 맞지 아니하고, 예배하지 아니하고, 또 법답게 공양하지 아니하면 가벼운 죄가 된다.
2. 술을 마시지 말라.
▣ 불자들아, 너희는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한다. 술이란 허물을 짓게 하는 원인이기 때문이다. 자기 손으로 술잔을 들어 다른 이에게 주어 마시게 한 탓으로 5백 세 동안 손이 없는 과보(果報)를 받을 것인데, 하물며 스스로 마셔서야 되겠느냐. 모든 사람들이 술을 마시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며, 여러 중생들도 술을 마시지 않도록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마셔서야 되겠느냐. 여러 가지 술을 마시지 말지니, 만일 짐짓 마시거나, 남으로 하여금 마시게 하면 가벼운 죄가 된다.
3. 고기를 먹지 말라.
▣ 불자들아, 너희는 고기를 먹지 말지니, 어떠한 중생(衆生-생명)의 고기도 먹지 말아야 한다. 고기를 먹으면 자비의 종자가 끊어져 중생들이 보고서 도망을 한다. 그러므로 보살들은 고기를 먹지 않아야 한다. 고기를 먹으면 한량없는 죄를 짓나니, 짐짓 먹으면 가벼운 죄가 된다.
4. 오신채를 먹지 말라.
▣ 불자들아, 너희는 다섯 가지 맵고, 나쁜 채소를 먹지 말아야 한다. 마늘, 부추, 파, 달래, 홍거, 이 다섯 가지는 어떠한 음식에도 넣어 먹지 말지니, 만약 짐짓 넣어서 먹으면 가벼운 죄가 된다.
5. 계를 범한 이는 참회하게 하라.
▣ 불자들아, 너희는 중생들이 8계를 범하거나, 5계와 십계를 범하거나, 삼보를 헐뜯거나, 일곱 가지 역적의 죄를 짓거나, 팔난(八難)에 태어날 죄를 짓건, 온갖 계를 범한 사람을 보면 마땅히 참회하도록 해야 한다. 보살이 이 같은 사람을 참회시키지 아니하고, 함께 있으면서 이양(利養)을 같이 받으면 안 된다. 또 함께 포살(布薩)하여 대중 가운데서 계를 말하여 주어, 그 허물을 지적해서 참회하도록 하지 않으면, 가벼운 죄가 된다.
6. 법사에게 공양을 올리고 법을 청하라.
▣ 불자들아, 너희는 대승의 법사와 대승을 공부하는 이와 지견이 같은 이와 수행이 같은 이가 백 리, 천 리를 걸어 절이나 마을 집에 오는 것을 보면, 일어서서 맞이하여 예배하고 공양하여야 한다. 매일 같이 세 때를 공양하되, 하루에 금 석 냥 값어치의 맛있는 온갖 음식을 차려 공양하고 앉는 상과 먹는 약 등을 법사에게 공양하며, 그밖에 필요한 물건은 무엇이든 다 제공해야 하며, 법사에게 아침, 점심, 저녁으로 설법을 청하되, 그 때마다 예배하고, 성내거나 괴로워하지 말며, 법을 위해서는 몸도 잊고서 부지런히 법을 청해야 하나니, 만약 그렇지 않으면 가벼운 죄가 된다.
7. 법문하는 곳에 가서 들어라.
▣ 불자들아, 너희는 경법(經法)과 계율을 강설하는 곳이 있거나, 큰집에서 불법을 강설하거든 가서 들어야 한다. 새로 배우기 시작한 보살은 마땅히 경이나 율의 책을 가지고 법사에게 가서 듣고 물어야 한다. 만약 숲과 나무 아래와 절 등 불법을 설하는 모든 곳을 찾아가 듣고 묻지 않으면 가벼운 죄가 된다.
8. 대승경과 율을 잘못 알지 말라.
▣ 불자들아, 너희는 항상 머무르고 있는 대승(大乘)의 경(經)과, 율(律)을 잘 알지 못하여 부처님의 말씀이 아니라 하고, 이승(二乘)과 성문(聲聞)의 경과 율과, 그리고 외도(外道)의 나쁜 소견으로 지은 금계(禁戒)와 삿된 소견에서 나온 주장을 따르면 가벼운 죄가 된다.
9. 병든 사람을 잘 간호하라.
▣ 불자들아, 너희는 병든 사람을 보면 마땅히 부처님과 같이 공양해야 하나니, 여덟 가지 복전(福田) 가운데 첫째가 병 든 사람을 간호하는 복전이다.
부모와 스님과 제자가 병들어 팔, 다리와 육근이 온전치 못하고, 여러 가지 병으로 고생하는 이들을 잘 났게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보살이 미워하는 생각으로 간호하지 아니하고, 절·도시·들·산·숲·길가에서 병든 사람을 보고도 구원하지 아니 하면 가벼운 죄가 된다.
10. 살생도구를 준비해 두지 말라.
▣ 불자들아, 너희는 칼과 몽둥이와 활과 창과 도끼 등 싸움에 필요한 온갖 기구를 준비해 두지 말며, 그물·올가미와 덫 등 산 것을 잡거나 죽이는 기구는 무엇이나 준비해 두지 말아야 한다.
보살은 설사 부모를 죽인 사람에게도 원수를 갚지 아니 하거늘, 하물며 중생을 죽여서야 되겠느냐.
그러므로 중생을 죽이는 도구를 준비해 두지 말며, 만약 짐짓 준비해 두면 가벼운 죄가 된다.
이 열 가지 계를 마땅히 배우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받들어 지녀야 한다.
11. 나라의 군사 사절이 되지 말라.
▣ 불자들아, 너희는 이양(利養)을 구하는 나쁜 마음으로 나라의 군사 사절이 되어 싸움터에서 회의를 하거나, 전쟁을 일으켜 많은 중생을 죽이지 말아야 한다. 보살은 군중(軍中)에 들어가지도 않아야 하거늘, 하물며 나라를 해롭게 하는 일을 해서야 되겠느냐, 만약 짐짓 그러한 일을 하면 가벼운 죄가 된다.
12. 나쁜 마음으로 장사하지 말라.
▣ 불자들아, 너희는 양민이나 종, 그리고 여섯 가지 짐승을 사고 팔지 말며, 관(棺)과 관을 만드는 판자와 시체를 담는 기구를 팔지 말라. 스스로 하지 말 것이거늘, 하물며 남을 시켜서야 되겠느냐. 만약 짐짓 자기가 팔거나 남을 시켜서 팔면 가벼운 죄가 된다.
13. 비방하지 말라.
▣ 불자들아, 너희는 나쁜 마음으로 양민이나 착한 사람·법사·스님·임금을 이유 없이 비방하여, 그가 일곱 가지 역적의 죄나, 열 가지 큰 죄를 지었다고 말하지 말라. 부모와 형제와 육친에 대해서도 효순하는 마음과 자비로운 생각을 가져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해롭게 하는 일을 해서 좋지 못한 곳에 들어가게 하면 가벼운 죄가 된다.
14. 불을 놓지 말라.
▣ 불자들아, 너희는 나쁜 생각으로 불을 놓아, 산과 들을 태우거나, 4월부터 9월 사이에 땅 위에 불을 놓거나, 남의 집과 도시와 절과 전답과 숲과, 그리고 귀신의 물건과 공공의 재물을 불태우지 말라. 만약 스스로 방화하면 가벼운 죄가 된다.
15. 삿된 법으로 교화하지 말라.
▣ 불자들아, 너희는 부처님 제자이거나, 나쁜 사람이거나, 육친이거나, 여러 친구를 가리지 말고 항상 대승경전과 대승계율을 가르쳐 지니게 해야 한다. 글의 뜻과 이치를 일러주어서 그 뜻을 알게 하고 글의 뜻과 이치를 일러주어서 보리의 마음과 십발취·십장양·십금강의 마음을 내게 하며 이같은 마음에 대해, 그 차례와 법의 작용을 낱낱이 알게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만약 보살이 나쁜 마음과 미워하는 생각으로 이승(二乘)·성문(聲聞)의 계율을 가르치거나, 외도의 삿된 소견과 학설을 가르치면 가벼운 죄가 된다.
16. 이양을 탐내지 말고 바르게 가르치라.
▣ 불자들아, 너희는 마땅히 좋은 마음으로 대승의 위의와 경과 율을 먼저 배우고, 그 뜻을 이해할 것이며, 새로 발심한 보살이 백 리, 천 리를 와서 대승의 경율(經律)을 배우려 하거든, 법대로 온갖 고행(苦行)을 말하되, 몸이나 팔·손가락을 태우는 것을 일러줄 것이며, 만약 몸이나 팔·손가락을 태워 부처님께 공양하지 아니하면 발심한 보살이 아니다. 또 굶주린 범이나 이리·사자·아귀에게까지 몸·살·손·발을 던져 주어 공양할 것을 말해 주고, 그 다음에 올바른 법을 차례로 말하여 마음이 열리고, 뜻이 통하게 해야 한다. 그러나 보살이 이양을 위하여 대답할 것을 대답하지 않거나, 경과 율을 뒤바뀌게 설해서 앞뒤가 틀려 삼보를 비방하게 하면 가벼운 죄가 된다.
17. 권력을 믿고서 요구하지 말라.
▣ 불자들아, 음식이나 재물과 이양과 명예를 위하여 가까이 사귄 임금과 아들과 대신과 벼슬아치들의 힘을 믿고, 때리고 협박하면서 돈이나 재물을 강요하며 이익을 구하면, 이는 악한 방법으로 구하는 것이 된다.
지나치게 많이 구하거나, 남을 시켜서 구할 때도 자비로운 마음과 효순하는 마음이 없으면 가벼운 죄가 된다.
18. 아는 것 없이 스승이 되지 말라.
▣ 불자들아, 너희는 마땅히 열두 가지 경전을 배워야 하며, 계를 외우는 사람은 날마다 여섯 번을 때맞추어 보살계를 외어야 하고, 그 뜻과 부처님의 성품까지를 잘 알아야 한다.
그러나 보살이 한 구절의 경과 한 마디의 게송조차 알지 못할 뿐 아니라, 계율의 인연도 알지 못하면서 제가 아는 척하는 것은 자기와 남을 속이는 것이다. 일체법(一切法) 가운데 그 하나도 모르면서 남의 스승이 되어 계를 일러주는 것은 가벼운 죄가 된다.
19. 두 가지 말하여 이간하지 말라.
▣ 불자들아, 계행(戒行)을 닦는 비구가 향로를 들고 보살행을 하는 것을 보고, 나쁜 생각으로 이간질을 해서 싸움을 빚어내지 말지니, 어진 이를 비방하고 속여서 나쁜 짓을 하면 죄가 된다.
20. 산 것을 놓아주고, 죽게 된 것을 구제하라.
▣ 불자들아, 자비로운 마음으로 산 것을 놓아주어야 한다. 온갖 남성(男性:)은 모두가 나의 아버지였거나 아버지일 수 있고, 온갖 여성(女性)은 모두가 나의 어머니였거나 어머니일 수 있나니, 어느 때 날 적에는 그들에게서 났거나 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육도 중생이 모두 나의 아버지이며 어머니이거늘, 그들을 잡아먹는 것은 곧 나의 부모를 죽이는 것이며, 나의 옛 몸을 먹는 것이다. 온갖 지·수·화·풍(地水火風)의 사대(四大)는 모두가 나의 본체이니, 그러므로 내가 살고자 하면 항상 산 것을 놓아주어야 한다. 세세생생(世世生生)에 몸을 받아 나는 것은 곧 내가 상주(常主)하는 법이니, 내가 죽임을 받지 않으려면 남을 시켜서도 산 것을 놓아주게 할 것이며, 사람들이 짐승을 죽이려는 것을 보면, 방편을 다해서 구하여 액난을 면하게 해 줄 것이며 항상 보살계를 일러주어 교화해서 중생을 제도해야 한다. 부모와 형제의 제삿날에는 법사를 청하여 보살계와 경전을 읽어, 죽은 이의 내생의 복을 빌어 부처님을 뵙고 인간과 천상에 나게 해야 한다. 만약 이와 같이 하지 않으면 가벼운 죄가 된다.
이 열 가지 계를 마땅히 배우고, 마음으로 받들어 지녀야 한다.
21. 성내지 말고 때리지 말며 원수를 갚지 말라.
▣ 불자들아, 마구 성내지 말며, 때리지 말라. 설사 부모나 형제와 육친을 남이 죽였다 해도 원수를 갚지 말 것이며, 임금을 남이 죽였더라도 원수를 갚지 말아야 하나니, 산 사람을 죽여서 원수를 갚는 것은 효도에 맞는 일이 아니다. 시종을 꾸짖고 때려 날마다 세 가지 업을 일으켜서 한량없는 죄를 짓지 말 것이거늘, 하물며 일곱 가지 역적의 죄를 지어서야 되겠느냐. 출가한 보살로서 자비한 마음이 없이 육친의 원수에 이르기까지 원수를 갚으면 가벼운 죄가 된다.
22. 교만한 생각을 버리고 법문을 청하라.
▣ 불자들아, 처음 출가하여 아직 이해를 못하면서 스스로 지혜가 총명하다고 믿거나, 지위가 높고 나이가 많은 것을 믿거나, 문벌이 훌륭한 것을 믿거나, 복이 많고 재물이 넉넉한 것을 믿고서 교만한 생각으로 먼저 배운 법사에게 경과 계율을 배우기를 꺼려하지 말아야 한다. 법사가 비록 나이가 젊고, 문벌이 보잘 것 없고, 가난하고, 감관이 온전하지 못하더라도, 진실로 도덕이 있고, 경과 율을 잘 알면, 처음 배우는 보살은 이런 법사를 찾아가 그의 문벌 등을 보지 말고, 제일의제(第一義諦)를 배워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가벼운 죄가 된다.
23. 새로 배우는 이를 경멸하지 말라.
▣ 불자들아,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에 좋은 마음으로 보살계를 받들려면 불·보살의 형상앞에서 서원을 세우고 계를 받되, 7일 동안 불·보살게 참회하여 좋은 징조가 보이면 계를 얻을 것이 된다. 만약 좋은 징조가 보이지 않으면 14일, 21일, 1년이라도 좋은 징조가 보일 때까지 참회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좋은 징조가 보이면 불·보살의 형상 앞에서 계를 받을 것이며, 좋은 징조가 보이지 않으면 불상 앞에서 계를 아무리 받아도 계를 얻은 것이 아니다. 그러나 먼저 보살계를 받은 법사에게 계를 받게 되면, 좋은 징조가 필요 없다. 이 법사에게서 법사에게로 서로 전하여 받은 것이므로 좋은 징조가 필요치 않다. 그러므로 법사에게서 계를 받으면 계가 얻어지며, 계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내기 때문에 계가 얻어진다. 만약 천리안에 계를 일러줄 법사가 없으면, 불·보살의 형상 앞에서 서원을 세우고 계를 받되 좋은 징조를 보아야 한다. 만약 법사가 경과 율과 대승법을 잘 아는 것과 임금이나 태자와 벼슬아치와 사귀고 있는 것을 빙자하여, 새로 배우는 보살이 경과 율을 묻는데 업신여기는 생각과 나쁜 생각과 교만한 생각으로 낱낱이 잘 일러주지 아니하면 가벼운 죄가 된다.
24. 불법을 잘 배워라.
▣ 불자들아, 부처님의 경과 율과 대승법과 바른 성품과 법신(法身)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지런히 배우지 아니하여 칠보(七寶)를 버리고, 이승(二乘)의 아비담론과 외도의 삿된 소견에서 나온 학설과 세속의 학문과 그러한 여러 가지 글을 어찌 배우겠는가. 이같은 일은 불성을 끊는 것이며, 도에 장애가 되는 인연으로 보살도를 행하는 것이 아니니, 만약 짐짓 그러한 일을 하면 가벼운 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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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살(布薩) ☞ 안거에 들어간 스님들이 보름마다 행하는 참회의식. 매달 15일과 29일(또는 30일)에 모든 대중스님들이 모인 가운데 계경(戒經)을 설하고, 대중들은 이를 듣고 보름 동안 지은 죄가 있으면 참회하여 선(善)을 기르고 악(惡)을 없애는 의식. 재가자의 경우에는 6재일에 8계를 지니며 선을 기르고 악을 없애는 의식.
▶ 제일의제(第一義諦) ☞ 진제(眞諦)와 속제(俗諦)라는 이제(二諦)의 하나로 성제(聖諦), 승의제(勝義諦)라고도 한다. 열반(涅槃), 진여(眞如), 실상(實相), 중도(中道), 법계(法界), 진공(眞空) 등 깊고 오묘한 진리를 가르키는 말로 모든 법 가운데 제일이라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