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련의 무영탑 - 경주 불국사
비련의 무영탑 울창한 소나무숲에 가리운 불국사 쪽을 바라보는 아낙의 눈엔 어느덧 이슬이 맺혀 여윈 볼을 타고 흘렀다. 멀리 백제 땅에서 지아비를 찾아온 아사녀. 그리움에 지쳐 먼발치서나마 남편의 모습을 보고자 신라 땅을 찾았으나 용이치가 않았다. 그녀는 깊은 한숨을 몰아쉬며 못 속을 들여다봤다. 흐르는 것은 흰 구름뿐 남편 아사달도, 아사달이 조성하고 있는 석가탑의 그림자도 보이질 않았다. 다시 고개를 들어 숲속을 바라보는 순간 아낙은 흠칫 놀랐다. 아사달의 얼굴이 환히 웃으며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아낙은 불국사 입구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흘러내리는 치맛자락을 잡으며 난간에 앉아 있는 스님에게 다가갔다. 『스님, 아무리 연못 속을 들여다봐도 그리운 남편의 모습은 떠오르질 않습니다. 석가탑도 ..
티나는이야기
2023. 8. 5.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