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올의 장좌불와
헤올의 장좌불와 지금으로부터 6백여 년 전 어느 봄날. 그림처럼 아름다운 남해 바다에 돛단배 한 척이 육지를 향해 들어오고 있었다. 『여보, 우리가 마치 요람에 든 아기 같구려.』 외로운 섬생활을 청산하고 육지로 이사하는 노부부는 더없이 흡족했다. 그들이 이처럼 즐거워하는 것은 비단 배 안의 아늑함 때문만은 아니었다. 자식이 없어 적적하던 이 부부에게 뒤늦게나마 경사가 생긴 것이다. 『뱃속의 아기도 기분이 좋은가 봐요.』 『아, 그래요!』 미처 아기 생각을 못했다는 듯 노인은 눈을 둥그렇게 뜨고 웃었다. 육지에 오르면 집을 마련하고 아기를 낳아 단란한 가정을 이룰 꿈에 부풀어 얼마쯤 왔을 때다. 『아니 배가 왜 꿈쩍을 안할까.』 노인은 재빨리 노를 챙겨 저었다. 그러나 배는 조금도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
티나는이야기
2023. 7. 29. 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