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를 쓰다 생긴 이변-칠곡·송림사
묘를 쓰다 생긴 이변 눈발이 희끗희끗 날리며 바람마저 세차게 부는 추운 겨울 점심 무렵. 아름드리 소나무가 무성한 얕은 산에 화려한 상여 하나가 다다랐다. 관이 내려지자 상주들의 곡성이 더욱 구슬퍼졌다. 땅을 치고 우는 사람, 관을 잡고 우는 사람 등 각양 각색으로 슬픔을 못이겨 하는데 오직 맏상주만은 전혀 슬픈 기색조차 보이질 않았다. 40세쯤 되어 보이는 그는 울기는 커녕 뭘 감시하는 듯 연신 사방을 둘러보며 두 눈을 번득였다. 마을 사람들과 일꾼들은 그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며 수군대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죄송합니다. 오늘 장례식에서는 떡 한 쪽, 술 한 잔도 드릴 수가 없습니다. 또 새끼 한 뼘, 거적 한 장도 가져서는 안됩니다. 그 대신 일꾼 여러분에게는 장례식이 끝난 뒤 마을에 내려가 품삯..
티나는이야기
2023. 9. 10. 1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