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투를 튼 스님 - 대구 파계사
상투를 튼 스님 때는 조선 숙종조 중엽. 배불정책이 극심하여 전국의 절마다 스님들은 부역 아니면 궁중에서 쓰는 종이와 노끈 미투리 등을 삼느라 혹사당했다. 『원, 이래서야 어디 수도승이라고 할 수 있겠나.』 스님들의 푸념은 어느 절이나 마찬가지였다. 지금의 대구에서 서북쪽으로 약 50리 거리에 위치한 팔공산(해발 1192m) 기슭의 천 년 고찰 파계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지 스님, 오늘 삭발하실 날입니다.』 『안 깎는다.』 파계사 주지 현응 스님은 시자가 준비해 온 삭도를 쳐다보지 않은 채 한마디로 물리고 말았다. 시자는 자못 궁금했다. 『스님, 어디 편찮으신지요?』 『아니다.』 『그럼 왜….』 『그럴 일이 있느니라.』 정갈하기로 소문난 현응 스님이 한 철이 지나도록 삭발을 하지 않자 절안의 대중..
티나는이야기
2024. 9. 1.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