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랑각시의 영험<화성·홍법사>
홍랑각시의 영험 『아니 중국 천자는 자기 나라에 여자가 없어서 조선으로 여자를 구하러 보냈나.』 『다 속국인 탓이지요.』 『아무리 속국이기로서니 조정에서 이렇게 쩔쩔매니 장차 나라꼴이 큰일이구려.』 『자, 이렇게 모여 있을 것이 아니라 어서 여자들을 피신시킵시다.』 『피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소. 누구네 집에 어떤 딸이 있는지 다 알고 있을 텐데.』 신통한 묘책이 없어 수심에 잠겨 있는 마을 사람들 앞에 드디어 관원들이 나타났다. 욱모방망이를 든 포졸들을 앞세우고 외쳤다. 『얘들아, 마을을 샅샅이 뒤져 젊은 여자를 모조리 잡아 끌어내라.』 포졸들에게 끌려 나오는 여인들의 치마는 땅에 끌렸으며, 강제로 허리를 껴안고 나오는 포졸들의 입은 헤벌려 있었다. 마을에서 자색이 뛰어난 홍만석의 딸 홍랑 역시 발버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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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5. 20. 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