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의 명칭은 다양하게 통용되고 있다. 고유명사를 붙여서 '사 · 암 · 정사 · 아란야 · 총림' 등의 명칭을 쓰며, 일반적으로 절을 가르켜 사찰, 사원, 가람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절의 명칭을 막연히 생각할 때에는, 행정기구 조직처럼 '절'도.., 중심 가람 예하에 '사(寺)'가 있고., 사의 조직 밑에 '암(庵)'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가 있다.
그러나 현재 각 불교종단에서는 사회 또는 군의 행정조직처럼 사찰을 조직하여 명칭을 '절대적으로 통일'하고 있지는 않다. 절의 명칭에 따라 각기 깊은 뜻이 있다기 보다는, 모두 일반적인 뜻으로 생각하면 된다.
※ 절의 명칭에 대한 범어를 살펴보면.., 비하라(Vihara) · 상가라마(Sanghacama) 및 아란야(aranya)를 들 수 있다.
'비하라'는 유행처(遊行處)라 번역되고, '상가라마'는 승가람(僧伽藍)또는 가람(伽藍)이라 적으며, 중원(衆園)이라 번역되고 있지만.., 모두 정사(精舍)로 통용되며 '수행에 힘쓰는 사람들이 머무르는 곳'이라는 뜻이다.
'아란야'는 '난야(蘭若)'라 적는데 '산중(山中)' 또는 '들판(野)'이라는 것이 원뜻이며.., 수행자들이 머물며 수행하기 적당한 고요한 장소를 의미한다.
그래서 '원리처(遠離處) · 적정처(寂靜處) · 공한처(空閑處) · 무쟁처(無諍處)'라 번역되고 있다.
오늘날 '절'의 명칭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사(寺)'라고 하는 것은, 원래 중국의 관청 부서의 명칭인데, 외국인을 접대하는 '홍보사'에 맨 먼저 오신 분이 서역에서 오신 스님이었기 때문에 뒷날 스님이 머무시는 곳을 모두 '사(寺)'라 하게 되었다 한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혼자 수행하는 곳을 '암자'라고 하였으나, 이것은 다만 작은 절이라는 뜻이며, 그 이상의 의미나 장소에 대한 규정은 없다. 이상과 같이 절의 명칭은 '사 · 암 · 정사 · 아란야'등 어느 것을 사용하더라도 무방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나.., 본뜻의 의미를 바로 알고 행(생활) 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총림(叢林)은 숲처럼 스님들이 모여서 규율을 바르게 지키고, 서로 화합하며 도를 닦는 곳이라는 뜻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종합 수도원
(수행처 · 수행공간)을 의미하고 있으며, 이는 종단에서 총림으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 종합 수도원이란 '선을 공부하는 선원 · 교학을 공부하는 강원 · 율을 공부하는 율원' 등의 시설을 두루 갖춘 곳을 말하며,
총림은 그러한 종합 수도원의 격을 말 할뿐 사찰의 명(명칭)으로는 쓰여지지 않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신앙적 · 역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정되어 있는) 절로서 오대적멸보궁(五大寂滅寶宮)을 들 수 있다. 신라시대 자장법사께서 중국에서 부처님의 사리를 모셔와
(1) 양산 통도사, (2) 오대산 월정사, (3) 설악산 봉정암, (4) 태백산 정암사, (5) 사자산 법흥사의 다섯 곳에 모셨기 때문에 이 다섯 곳을 통칭하여 오대적멸보궁이라 한다.
그리고 조계종단의 삼보사찰(三寶寺刹)로 통도사, 해인사 및 송광사가 있는데, 이 세곳을 삼보사찰이라 하는 것은 ① 양산 영축산의 통도사는 오대적멸보궁의 하나로 부처님의 진신 사리를 모셨기 때문에 불보(佛寶)종찰이라 하며, 대웅전 법당에 부처님의 존상을 봉안하지 아니하고 법당 안에서 정면을 향하여, 사리를 모신 보궁을 보고 예배하도록 하였다.
이와 같은 법당의 구조는 오대적멸보궁이 모두 같아서 법당에 등신불을 모시지 않고 바로 보궁에 참배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보궁의 특징이다.
다음으로 ② 합천 가야산의 해인사는 팔만대장경을 봉안하고 있어 법보(法寶)종찰이라 따로 이름하며, ③ 순천의 조계산 송광사는 고려시대 16국사가 배출된 덕 높은 스님들의 대표적 수도처이기 때문에 승보(僧寶)종찰이라 따로 이름하고 있는 것이다.
<절의 건물구조>
절은 삼보를 모시고(상징물 포함) - 불자들이 모여서 정진하는 도량이다. 도량(道場)은 불법의 도를 선양하는 곳을 의미한다. 전통 사찰의 경우 만다라 형상을 나타내며 극락세계를 표현한 장소로 서 독특한 건물구조로 (표현)되어있다.
만다라(曼茶羅)'는 어느 것도 부족한 것이 없이 모두 다 갖추어 졌다는 뜻이며, 또한 법당에 모신 탱화는 만다라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또는 의미를 가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절의 주요 건축물로는 불전, 불탑, 요사를 들 수 있고 이에 따르는 부속 구축물 등이 있다.
큰 사찰의 경우 대개 일주문과 천왕문을 통하여 들어가며, 가는 도중에 부도전을 지나게 된다. 그리고 법당 앞에 탑과 석등이 위치하고 법당의 좌, 우에 선방, 승방이 있고 나름의 누각이 자리하게 된다. 절의 건축물을 간단히 서술하면 다음과 같다.
(1) 불전(佛殿) :
보통 불전이란 불보살(佛菩薩)님을 모신 가장 중심부가 되는 건물로서 당호는 전(殿)자를 쓴다. 예컨대 대웅전, 관음전, 비로전과 같은 건물을 법당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본래
금당(金堂)이라 한 것이고, 법당의 본래 의미는 설법과 같은 교화를 행하던 곳이지만 요즘에 와서 불전을 법당이란 보통명사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 불당은 어느 부처님, 혹은 어느 보살님을 모셨느냐에 따라 명칭이 달라진다. 즉,
① 대웅전(大雄殿) : 석가모니를 모신 법당을 대웅전, 또는 대웅보전(大雄寶殿)이라 하며, 대웅은 석가모니부처님의 다른 호칭으로 큰장부(大丈夫)라는 뜻이다.
② 비로전(毘盧殿) : 법신불(法身佛)인 비로자나불을 모신 법당이며 대광명전(大光明殿) 또는 대적광전(大寂光殿)이라고도 한다.
③ 극락전(極樂殿) : 서방정토의 주불이신 아미타불(阿彌陀佛)을 모신 법당이며 극락보전(極樂寶殿), 미타전(彌陀殿),또는 무량수전(無量壽殿)이라고도 한다.
④ 미륵전(彌勒殿) : 미래에 오실 부처님이신 미륵불을 봉안한 법당인데, 미륵불이 계시는 세계를 용화세계라 하기 때문에 미륵전을 용화전(龍華殿)이라고도 한다.
⑤ 약사전(藥師殿) : 중생의 재난과 질병을 없애고 고난에서 중생을 구해주시는 약사여래(藥師如來)부처님을 모신 법당이며 만월전(滿月殿)이라고도 한다.
⑥ 관음전(觀音殿) : 관세음보살을 모신 법당으로서 원통전(圓通殿), 원통보전(圓通寶殿) 또는 자비전(慈悲殿)이라고도 한다.
⑦ 지장전(地藏殿) : 지장보살을 모신 법당으로서 명부전(冥府殿)이라고도 하며 지장보살을 중앙에 모시고 좌측에는 무독귀왕을 우측에는 도명존자를보처로 모시기도 한다. 그리고 시왕(十王)을 좌, 우에 모시기도 하여 시왕전(十王殿) 또는 대원전(大願殿)이라고도 한다.
시왕은 도교에서 나온 말 가운데 지옥에서 죄의 경중을 접하는 10대왕으로서 (1)진관왕, (2)초강왕, (3)송제왕, (4)오관왕, (5)염라왕, (6)변성왕, (7)태산왕, (8)평등왕, (9)도시왕, (10)오도전륜왕을 말한다.
⑧ 팔상전(八相殿) : 부처님의 생애를 여덟 부분으로 나누어, 여덟 폭의 그림(八相圖)으로 모시고 중앙에 석가모니불을 모신 법당이다. 이 이외에도
⑨비로자나불과 화엄경의 여러 장면을 그림으로 그려 모신 화엄전(華嚴殿),
⑩부처님과 그 제자들을 모신 응진전(應眞殿) 또는 나한상을 모신 나한전(羅漢殿),
⑪문수보살을 모신 문수전(文殊殿),
⑫역대 조사들의 영정을 모신 조사당(祖師堂), ⑬민간 신앙을 불교에 흡수한 산신이나 칠성을 모신 산신각(山神閣)과 칠성각(七星閣)이 있으며, 또한
⑮산신, 칠성, 독성을 함께 모신 삼성각(三聖閣)을 큰법당의 뒤 쪽에 건립하기도 한다.
(2) 불탑
탑이 만들어 진 재료에 의해 목탑, 전탑, 모전석탑, 청동탑, 금동탑, 석탑 등으로 구별된다.
① 목탑 : 목탑은 재료가 목재이므로 불에 타기 쉬워서, 사실상 여러 차례의 병화(兵火)로 모두 타 버리고 고대에 만들어졌던 우리나라 목탑의 실물은 없다.
그러나 신라시대 목탑이 있었던 흔적으로는 경주 황룡사 9층 목탑지와 사천왕사 목탑지, 망덕사 목탑지 등이 남아 있으며, 백제시대의 목탑 유적으로는 익산 미륵사지 중앙의 목탑지를 비롯하여 부여 군수리 사지의 목탑지와 금강사 목탑지를 볼 수 있다.
고구려의 것으로는 평양 청암리 사지의 목탑지와 평안남도 대동군 상오리 사지의 목탑지 등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서도 조선시대 후기인 17세기 초반의 건축물인 충청북도 보은군 속리산의
법주사 팔상전은 옛 목탑의 양식을 오늘에까지 전해 주고 있는 유일한 목탑의 실물이다(국보 제 55호). 이 밖에 전라남도 화순군 이양면 쌍봉사의 대웅전으로 사용하고 있었던
3층 불전이 있었으나 1984년에 안타깝게 소실되었다. 그러나 근년에 이르러 그 자리에 다시 3층 불전을 건립하여 옛 모습을 보임으로써 목탑의 자취를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건물이 되었다.
② 전탑 : 벽돌로 쌓은 전탑은 탑을 건립하기에 앞서, 우선적으로
인공을 가하여 벽돌을 생산하여야 했기 때문에, 수고가 많이 들고 작업의 과정에 어려움이 많아 전국적으로 파급되지 못하고 지역에 따라 일부에서만 건축되었다.
③ 모전석탑 :
모전석탑도 전탑과 같이 벽돌 모양의 모전석을 쌓아 만드는 것으로, 우선 석재를 벽돌형 모양으로 다듬어 모전석(模塼石)을 생산하는 작업이 먼저 이루어져야 했기 때문에., 이 또한 크게 유행할 수는 없었다.
④ 청동탑,금동탑 :
청동탑 · 금동탑 등 금속제의 탑들은 사실상 가람(伽藍) 배치의 중심적인 존재가 아니고 건물 내의 봉안탑으로 만들었던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건조물로서의 탑파라고 하기보다는 하나의 공예탑 혹은 공예품으로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⑤ 석탑 : 양질의 좋은 화강암이 많이 채취되는 우리나라의 자연인 조건 아래서는 석탑이 크게 발달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1천여기의 탑파 가운데 대부분이 석탑이고 그 모양도 다양하며 다채로운 수법을 보이고 있어 한국의 탑파를 이해하고 탑의 역사를 연구하려면 곧 석탑에 대한 것을 아는 것이 빠른 길이다.
외국의 경우를 볼 때 인도와 중국은 무진장한 황토 진흙과 많은 사람을 동원해서 벽돌을 만들어 전탑을 쌓아 올렸기 때문에 '전탑의 나라'라고 할 수 있으니, 오늘날 인도에 남아 있는 인도 각지의 탑파는 거의가 '전탑' 혹은 '모전석탑'인 것이다. [Back◁참고/이전]◀
(3) 요사(療舍)
사찰내에서 사무 및 일상적인 생활이 이루어지는 곳을 말하는 것으로, 보통 스님들이 생활하는 건물 모두를 요사라 한다. 스님들이 수도하는 곳, 일하는 곳, 공부하며 기거하는 곳을 모두 요사라 하며, 사무실, 후원(後院), 객실, 창고 등이 모두 요사에 해당한다.
삼성각(三聖閣)
삼성각(三聖閣)은 산신(山神)과 칠성신(七星神), 나반존자(那般尊者)를 모신 전각이다. 사찰에 따라서는 산신님이나 칠성님을 별도로 모신 곳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세 분을 함께 모시는 경우가 많다.
'독성' 탱화
독성(獨聖)
다른 사람의 가르침이나 수행 방법을 따르지 않고 자신의 독자적인 방법으로 깨달음을 이룬 분을 독각(獨覺)이라고 한다. 스승이나 어떠한 수행의 도움없이 혼자 스스로 깨친다는 것은 너무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나반존자(那般尊者)는 홀로 천태산(天台山)에 들어가서 변화 무쌍한 우주의 운행을 보고 위없는 깨달음을 이루었다. 연기의 이치나 바라밀문(六婆羅密)의 이치를 누구의 가르침이나 도움 없이 홀로 깨친 것이다.
그래서 다른 나한(羅漢)과는 달리 그분을 별도로 모시게 된 것이다. 절에 가면 삼성각(三聖閣)이나 독성각(獨聖閣)이라는 법당이 있는데, 머리카락이 희고 눈섭이 긴 모습으로 앉아 있는 분이 바로 나반존자·독성(獨聖)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