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절의 주지스님께서 마당 한 가운데에 큰 원을 그려놓고는 동자승을 불러서
“내가 지금 마을을 다녀왔을 때, 네가 이 원 안에 있으면 오늘 하루 종일 굶을 것이다.
하지만 원 밖에 있으면 이 절에서 내쫓을 것이다.”
그러고는 마을로 나가셨습니다.
동자승은 난감했습니다.
원 안에 있자니 가뜩이나 배가 고픈데 오늘 하루 종일 굶어야 할 것이고,
원 밖에 있으면 절에서 내쫓김을 당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여러분 같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냥 하루 종일 굶는 길을 선택해야 할까요?
아니면 그냥 절을 나가야 할까요?
한 시간 뒤에 드디어 주지스님이 돌아오셨습니다.
그런데 이 동자승은 하루 종일 굶을 필요도 없었고, 절에서 내쫓김도 당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선택을 했었던 것일까요?
어떤 분은 이 문제에 대해 원의 선 위에 서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시더군요.
물론 선 위에 서 있으면 원 안도 원 밖도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정답이 아니었습니다.
동자승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글쎄 마당 한구석에 놓인 빗자루를 가지고 와서는
스님이 그려 놓은 원을 쓱쓱 쓸어서 지워 버린 것입니다.
원이 없어졌으니 원 안에 머무는 것도 아니고, 원 바깥에 머문 것도 아닌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원을 없애자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https://youtu.be/Nzuti_ICUd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