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지품(梵志品)
1 애욕의 흐름을 끊어 건너고 욕심이 없어 브라흐마(梵) 같으며
지어감(行)이 이미 다한 줄 아는 이 그를 범지라 이르느니라.
2 둘이 없는 그 법으로써 맑고 깨끗해 깊은 못을 건너고
온갖 욕심의 결박이 풀린 사람 그를 범지라 이르느니라.
3 어디를 가거나 분별이 없어 이것 저것이 모두 다 비고
음욕을 탐하는 마음 모두 버린 이 그를 범지라 이르니라.
4 때(垢)가 없기를 늘 생각하고 행하는 일에 번뇌가 없으며
더 구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 이 그를 범지라 이르느니라.
5 해는 낮을 빛내고 달은 밤을 빛내며 무기는 군사를 빛내고, 선정을 도인을 빛내
부처님은 이 천하에 나와 모든 어둠을 비추느니라.
6 머리 깎았다고 슈라아마나 아니요 좋은 일에 알맞은 것 범지라 하나니
이른바 온갖 악을 잘 버린 이 그를 도인이라 일컫느니라.
7 악에서 나온 이를 범지라 하고 바름에 드는 이를 슈라아마나라 하며
저의 온갖 더러운 행 잘 버린 이 그를 집 버린 이라 일컫느니라.
8 만일 애정이나 욕망에 의한 아무 집착도 마음에 없어
그것을 버리고 밝아졌으면 그는 온갖 괴로움 없애느니라.
9 몸과 입과 또 그 뜻이 깨끗하여 아무 허물이 없고
그 세 가지 행을 잘 버린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10 만일 부처님의 말씀한 법을 마음으로 깨달아 환히 알고
제 마음 관찰하여 스스로 귀의하면 그는 물보다 깨끗하다 하리라.
11 머리를 한데 모아 묶었다 하여 그를 범지라 하지 않나니
진실한 행과 법다운 행이 맑고 깨끗하면 어진 이라 하리라.
12 머리를 꾸미거나 풀 옷을 입어도 지혜 없으면 아무 이익 없나니
겉으로 버린들 무슨 이익 있으랴.
13 아무리 더러운 옷 입었더라도 몸소 법의 행을 받들어 가지고
한가히 있으면 생각하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14 스스로 자기를 칭찬 하라고 부처님은 그에게 가르치지 않았나니
진실하여 거짓을 말하지 않아야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15 하고자 하는 모든 일 끊어 그 뜻이 거기에 빠지지 않고
탐욕의 수효를 모두 버린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16 나고 죽음의 강물을 끊고 잘 참아 구제할 마음을 일으키며
스스로 깨달아 구덩이를 벗어난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17 욕설을 듣고 때림을 당하여도 잠자코 받으면서 성내지 않고
그 욕됨을 참는 힘을 가진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18 남의 침노와 속임을 당하여도 다만 계율을 지키기 생각하며
몸을 바루어 스스로 다루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19 마음의 온갖 나쁜 법을 버리되 뱀이 허물을 벗듯이 하여
더러운 욕심에 물들지 않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20 삶이란 하나의 괴로움인 것을 깨닫고 그 때문에 온갖 욕망 없애어
무거운 짐을 내려 놓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21 미묘한 지혜를 깨달아 알고 도와 도 아닌 것 잘 분별하여
훌륭한 이치를 몸으로 행하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22 제가 사는 집을 능히 버리고도 집이 없다는 두려움 없고
구하는 것과 욕심이 적고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23 온갖 살림살이 모두 버리고 남을 해치려는 마음 없으며
어지러움이나 괴로움 없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24 다툼을 피해 다투지 않고 남이 침노해도 성내지 않으며
악이 닥쳐와도 선으로 대하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25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과 교만과 그 밖의 모든 악을 버리되
뱀이 허물을 벗듯이 하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26 온갖 세상 일 끊어 버리고 일에는 거친 말이 없으며
여덟 가지 길을 밝게 아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27 길거나 짧거나 굵거나 이 세상의 온갖 나쁜 일들을
취(取)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28 이승의 행이 깨끗하므로 저승에서도 더러움 없으리니
익히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29 몸을 버려 아무 데도 의지하지 않고 외도의 행을 배우지 않으며
단 이슬의 열반을 행하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30 복이나 죄를 함께 뛰어나 두 가지 행을 아주 없애어
근심도 없고 번뇌도 없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31 저 뚜렷이 밝은 달처럼 기쁜 마음에 아무 때 없고
남의 비방도 헐뜯음도 없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32 어리석은 사람 함부로 오가다가 함정에 빠져 고통 받는 것 보고
오직 저쪽 언덕에 건너려 하면서 남의 말을 좋아해 따르지 않고
그 어떤 마음도 일으키지 않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33 은혜와 사랑을 끊어 버리고 집을 떠나 그 어떤 욕심도 없으며
욕망의 존재가 아주 없어진 사람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34 사람의 세계로 이미 여의고 하늘 세계에도 떨어지지 않으며
그 어떤 세계에도 돌아가지 않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35 즐거움도 버리고 괴로움도 버리고 모두가 사라지고 불 기운 끊어져
온갖 세상 일을 씩씩하게 이기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36 이승에 태어날 일을 마치고 죽어서도 나아갈 곳이 없어서
의지하는 데 없이 깨닫고 편안한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37 다섯 가지 길을 이미 건너고 태어날 곳을 아무도 모르며
습기(習氣)가 다해 남음 없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38 처음에도 나중에도 또 중간에도 아무 데도 그의 존재가 없어
잡을 것도 없고 버릴 것도 없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39 가장 씩씩하고 가장 용맹스러워 자기를 알아 능히 잘 구제하며
깨달은 뜻이 흔들리지 않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40 전생 일 잘 알아 본래 어디서 여기 와 태어난 것 스스로 알고
다시는 어디서나 태어나지 않게 되어 지혜는 도의 그윽함을 통달하고
밝기는 석가모니 부처와 같은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https://youtu.be/P1rSDruc3Iw?si=cLOQlFLlwh0pLc79